British Author, Jane Austen's first love story, 19세기 영국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첫사랑 이야기
독립적인 그녀, 제인 오스틴은 어떤 사랑을 했을까
비커밍 제인은 소설 [오만과 편견]의 배경이 된 실제 제인 오스틴의 첫사랑을 영화화한 것이다. 2003년 전기작가 존 스펜스가 쓴 [제인 오스틴 되기]라는 전기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비커밍 제인은 19세기 그녀의 고향, 영국을 배경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그녀의 첫사랑을 그린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기 마련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인 오스틴도 그녀의 첫사랑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가 느꼈던 첫사랑에 의한 행복, 아픔을 현시대의 우리도 느끼고 이해할 수 있을만큼 섬세하게 그린다.
19세기 영국에서 여성이 소설 작가로 일하면서 얻을 수 있는 시대적 시각은 '결혼하지 않고 홀로 글만 쓰는 여자' 정도이다. 지금은 새로운 세대와 함께 여성의 결혼에 대한 시각이 바뀌면서 좀 더 자유로이 결혼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당대 영국에서 결혼하지 않고 글을 쓰는 여성 작가는 사회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았고 남성과 대등한 위치를 얻기 어려웠다.
그런 와중에 시골에서 홀로 자신의 소설가 면모를 뽐내며, 글과 사랑에 빠져 살던 제인 오스틴은 가난한 도시 변호사 톰 리프로이를 만나게 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사회적 의무에 구속되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살았던 제인 오스틴이지만 톰 리프로이와의 만남은 그녀의 소설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왜냐하면 제인 오스틴은 오롯이 시골에서 독립심 강한 여성의 시각으로만 홀로 글을 써왔고, 당대 여성보다 높은 지위를 가진 남성들과 대등한 반열에 들기에는 경험 부족이 컸다. 하지만 톰 리프로이는 실날 하게 그녀의 소설 방향을 지적했고, 가족들에게 둘러쌓여 칭찬만 받던 제인 오스틴은 처음으로 자신이 좁은 시야로 세상을 보았음을 느끼게 된다.
서로의 시대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에 관한 논쟁을 옥신각신 이어가던 중,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대한 열정과 그녀의 남다른 당차고 독립적인 모습에 톰 리프로이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렇게 서로를 끌어당기는 사랑의 고리는 그녀의 성격과 같이 열성적으로 이어졌다. 제인 오스틴은 부유한 마을 남성에게 결혼 고백을 받아, 어려운 집안 환경을 개선하라는 가족들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도시 변호사 톰 리프로이와의 시대를 깨는 열성적인 사랑을 선택하지만, 시대의 시선과 톰 리프로이가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사실에 결국 그를 놓아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홀로 생을 마감한다.
19세기 영국의 여성 소설가
영화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지만, 19세기 영국의 보수적인 시대 배경에서 여성 소설가의 위치는 높지 못했다. 어느 시대, 국가에서도 비슷한 점을 확인할 수 있지만,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 격차는 굉장히 보수적이었다. 현시대에서 우리나라가 바라보는 영국은 여성이 힘껏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자유로이 만끽할 수 있는 선진 국가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세기에서는 여성은 자신의 나이에 맞게 결혼을 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남편을 내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했다.
제인 오스틴의 집은 굉장히 어려운 편이었다. 집 뒤에서 돼지를 키우며 겨우겨우 먹고 살고 있는 장면을 보면 그녀의 가족이 왜 그렇게 제인 오스틴에게 부유한 집의 남성과 결혼을 바랐는지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독립적인 성격은 그녀의 사랑에도 적용이 되었고, 가난한 도시 변호사 톰 리프로이와의 야반 도주로 까지 이어진다. 불행하게도, 톰 리프로이 또한 부유한 판사 삼촌 밑에서 얹혀살며 자신의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처지였고, 이로 인한 삼촌이 연결해주는 정략결혼은 당연한 셈이었다.
제인 오스틴은 첫사랑이 지기 전, 톰 리프로이의 삼촌을 만나 도시에서 자리 잡은 여성 소설가로 위장해 톰 리프로이와의 쉽지 않은 결혼을 꿈꿨다. 하지만 그녀의 집안 배경에 대한 진실은 그녀를 사랑했던 같은 마을 목사 아들의 편지 한 통으로 드러나버린다. 그로 인하여 톰 리프로이의 삼촌이 노하는 장면을 통해서, 그 시대의 여성 소설가의 지위를 여실히 보여준다.
2007년 나의 해를 뜻깊게 만들어준 비커밍 제인
내가 이 영화를 보게 된건, 한창 엄마와 매주 영화관에 가던 시기였다. 영화관 온라인 예매가 갖 시작한 때였고 처음으로 내가 직접 영화를 온라인으로 예매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익히 들어왔던 제인 오스틴의 실제 사랑 이야기라는 점이 눈에 들어왔고 영화관에 앉아서 팝콘을 먹으며 보는 내내 가슴이 아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직 많은 사랑 경험이 부족했던 어린 나에게 보이는 톰 리프로이를 연기한 제임스 맥어보이의 가슴 어린 사랑에 대한 아픔을 표현하는 생생한 표정 연기와 내가 이상적으로 그리던 독립적인 여성의 면모를 보여주는 제인 오스틴을 연기한 앤 해서웨이의 연기는 충격적으로 내 몸에 전율을 불러일으켰다. 어느 공중파 로맨스 드라마가 보여주는 신분 격차로 인한 사랑의 아픔이 아닌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두 명의 남성과 여성이 보여주는 어려운 첫사랑을 그린 영화는 어린 나에게 처음으로 어른들이 겪을 수 있는 사랑의 한 부분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또한, 꼭 한 번 여행하고 싶었던 나라 영국의 19세기를 여실히 보여주는 점에서도 유럽 사회의 보수적인 시대적 배경을 볼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매년 마다 다시 보는 비커밍 제인. 추운 겨울의 방구석에서 커피 한 잔하며 잔잔한 첫사랑의 여운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A아멜리아's senselix'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영국의 대표 판타지 소설, 리뷰 (0) | 2024.01.04 |
---|---|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여기는 단파 라디오 13.10, 리뷰 (0) | 2024.01.02 |
<그레이스>그토록 아름다웠던 여성 살인범, 리뷰 (0) | 2024.01.02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전쟁에 무감각해지는 그들,리뷰 (2) | 2024.01.01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현실적인 희망, 리뷰 (0) | 2024.01.01 |